나를 한뼘 키워준 책, 영화, 음악 읽고,쓰고,듣고,보고,만들고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읽고 듣고 보게되는 책과 영화와 음악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실 그 양도 양이거니와 읽고나서 듣고나서, 또는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얼마나 되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어렸을때 부터 책을 좋아했다.
내가 읽었던 첫번째 책(그림 책 말고 정확하게 내용이나 제목을 기억하는..)은 바로 한국대표위인의 어린시절이라는 책으로
2권으로 된 책이었는데 쌍둥이었던 나는 동생과 함께 대표 위인들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많은 재미를 느꼈던것 같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그것을 통해서 어떤 교훈을 얻는다기 보다는 위인전이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같아서 즐거웠던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시작된 책 사랑은 부모님이 다른건 몰라도 늘 책장 가득 풍족히 원하는 것을 사주시고, 또 크리스마스 때면 받고 싶은 선물을 이모가 물어볼때마다 책이라고 말한 덕분에 어렸을때 부터 책 읽는 습관은 꾸준히 키워왔었다.
그래서 사실 읽는 속도 면이나 부끄럽지만 내용을 이해하는것이나 글 쓰는 것도 보통보다는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책을 계속 읽고 또 대학교에 와서는 전공을 문헌정보학(이전의 도서관 학과)에 가게 되면서 도서관은 나에게 친숙한 공간이 되어버렸고, 친구들하고 공강시간이면 도서관에 가서는 서가에 꽂혀있는 책 중 한권씩을 뽑아 "넌 이걸 읽어봐!"라며 서로에게 강요 비슷한 추천을 하기도 하고, 시험 기간에도 꼭 소설책을 역사서를 심리학 책을 읽고, 방학때도 학교에 갈일이 있으면 책을 빌려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힘이 되고, 또 시기에 적절히 맞아 지금도 힘들때면 다시 한번 읽어봐야지 하는 책이 있다.
바로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 이다.

연금술사

워낙에 "피그말리온 효과"를 믿는 사람이고 또 열심히 하다보면 안될일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생을 달리고 있는데,
마침 대학교 졸업 즈음에 취업을 앞두고 자신감도 결여되어있고 정말 이러다 직장에 다닐 수는 있을걸까? 라는생각을 했을때 강한 자신감과 함께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충고를 해준 책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후에 다시금 나에게 힘든일이 생기거나 이기기 어려운 일에 부딪쳤을때는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하기도 했다.
지금도 고히 책장에 꽂혀있는..
생각해 보면 당시에 베스트셀러에도 올라있었지만, 베스트 셀러는  인기있을 당시에 읽지않고 한참 시간이 흐른뒤에 읽는편이라 연금술사의 경우에도 한 일년이 지난 즈음에 읽었던 것 같다. 역시 책이라는 것은 발행할 당시, 누가 읽었다더라 좋다더라 하는 것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혹은 내가 필요로 할때 읽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때면 음악도 같이 듣곤 하는데(나는 한번에 3가지 일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멜로디가 잔잔한 노래를 선호하는 편이다.
또 평상시에 출퇴근길의 한시간 남짓한 시간에도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하는...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가 좋은 노래가 좋다. 그리고 어쿠스틱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해서 기타로만 이루어진
잔잔한 반주의 노래를 들을때면 이만큼 목에 복숭아씨가 걸리고 눈물이 차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곤 한다.
마음을 추스리려 운동을 하며 달리기를 할때도, 마음에 슬픔이 가득차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무생각없이 창밖을 바라보면서도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또 컴퓨터를 하면서도 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만든 사람은 모든 듣는 사람을 위해서 만들었지만 마치 듣는 순간만큼은 "나만을 위한 노래구나" "내 마음을 담았구나" 라고 청승을 떨면서 말이다.

때문에 음악을 편식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 편식주의자가 되버렸고
그런 까탈스런 나에게도 좋아하는 음악이 생겼으니..
(노래를 잘 골라 들어서, 노래 추천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도 있고 또 내 블로그의 배경음악을 들으러 온다는사람들도 있었다.
참! 이건 다른 블로그...ㅎㅎ)

브로콜리 너마저 1집 - 보편적인 노래

바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1집인 '보편적인 노래'이다. 우연히 듣게된 '유자차'라는 노래에서 너무나도 편안함을 느껴서 바로 음반을 찾아보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반복해서 듣고 있지만, 처음에 좋았던 곡들보다도 오래오래 들으면서 한곡 한곡이 모두 마음에 와서 박힌듯한 기분이 들곤한다.
1집 자켓사진은 멤버인 덕원 님의 부인님의 어린시절 사진이라고 들었는데..(너무 현대적이잖아)
노래를 듣는 듯한 표정이 아주 맘에 든다.

1집 노래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세곡 정도 뽑아보자면(한곡만 고르기에는 너무 어렵다.)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말" "보편적인 노래"이다. 가삿말이 모두 절절하다는 생각이...
노래에 대해서 한곡씩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는 야구르트 CF 송으로 더 유명한데,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청량하면서도 끈적끈적한 여름 밤이 생각난다.
가로등 불빛에 의존해 헤드폰을 쓰고 노래를 들으면서 자정의 공원길을 홀로달리고,
또 다시 돌아와 집에서 헤드폰을 쓰고 나만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의 춤을 추는 그 공간.
무료한 청춘의 여름날을 몰래 엿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하나?

"말"은 짝사랑 전문인 내가 가장많이 느겼던 감정을 치료해 주는 그런 가삿말이 매력적이다.
평상시에도 난 참 말장난을 좋아하는데, 뭔가 얽히고 얽혀 있는 듯한 가삿말이
처음 듣는 순간은 잘 이해가 안갔지만 뜯어보면 볼수록 이 가삿말 참 오묘한 맛이 있다.

"보편적인 노래"는 지극히 일반적인 듯하지만 가장 특별한 마음을 담아 부르는 고백의 노래 같은 느낌이었다.
기타선율도 매력적이고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사실 브로콜리너마저는 1집때는 여자보컬이 "계피" 양이었는데, 2집때는 다른 보컬로 바뀌면서
가사나 멜로디 자체는 2집 노래가 매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보컬부분에서는 1집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영화는 크게 가리는 편은 아닌데, 일본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면서 영화로도 그 시선이 자연스럽게 가게 되었다.
워낙에 주방에서 요리하고 뭐 이런걸 좋아해서..(결혼도 안했는데 벌써 부터 이러면....)

카모메 식당안경남극의 쉐프달팽이 식당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된 "카모메 식당"을 시작으로 식당시리즈를 모두 보게 되었는데,
깔끔하고 맛있어보이는 음식의 묘사도 묘사거니와 가장 1차원 적인 욕구이기도 한 먹는 것을 통해서
다양한 심리를 엮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음식은 영혼을 담는 것이라고 하면서 주먹밥을 만들던 카모메 식당에서의 모습과
잃어버린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하던 모습.
소소한 나만의 무언가로 팥빙수의 값을 대신하던 모습(여기서 만다린 연주 장면을 보고 내가 우쿨렐레를 하게 되었지)
폐쇄된 공간에서 낙이라고는 맛있는 음식밖에 없었던 남극탐원대원들의 이야기와
요리를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따뜻한 사랑의 달팽이 식당까지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감명깊게 봤다.

내가 이렇다. 딱히 특별난 자극제 보다는 일상의 활력이 기운이 되는
어떻게 보면 고민이 없어보이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고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을때도 있는
그저 작은 행복, 어쩌면 매일 겪어서 놓치고 있을 수도 있는 그런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책, 음악, 영화에 힘을 얻곤하는 그냥 소소한 사람.

나를 한뼘 키워줬다기 보다 그냥 나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작은 조각같은 그런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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