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녀를 만나다 - 코쿠리코 언덕에서 읽고,쓰고,듣고,보고,만들고


↑ 일단 제일 인상깊었던 장면으로 밸리 미리보기 이미지 제공!



토요일부터 월요일 개철절까지 3일의 꿀맛같은 휴식을 맞이하였다.
토요일 오전에는 요즘 염증때문에 시달리는 지라
몇주째 가고 있는 안과를 방문하였으며, 문화센터에 갔다가 영화 도가니를 봤다.
그리고 일요일~월요일 코스로 해서 강원도 홍천에 가서
오션월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생각보다 월요일 정오에 도착을 하면서 오후 시간이 여유있게되서
동생이랑 같이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보게 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이었고, 미야자키 하야오 기획의 영화였다.
목소리는 나가사와 마사미가 나왔는데(다른 목소리 출연하신 분들은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순수했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다닐때는 학교가 신생학교라(내가 3회 졸업생이고...
내가 1학년에 입학했을때 1~3학년이 그제서야 모두 채워졌던지라
동아리라던가 이런게 활성화 되어있을리 만무했다.
하지만 당시 내가 중학교때 였던 90년대 후반부터 청소년 드라마 '나'를 비롯하여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 등 청소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방송들이 많았던 바
방송반이라든가, 교내신문이라든가 동아리라던가, 선배오빠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보니 불연듯 그때가 떠올랐던 시간이었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사는 소녀 '메르(별명)'
어렸을때 뱃사람인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바라면서
집앞 빨래 장대에 깃발을 달곤 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 그 버릇을 지켜오고 있다.

바로 요렇게 생긴 깃발.
깃발의 모양이 정확하게 무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집에 손님들이 놀러오는날 보니 온갖 국가들의 국기 모양도 걸려있는것 같아서
정확한 뜻을 잘 모르겠다.


메르네 집은 과거 증조할아버지 대부터 의사를 했었지만,
지금은 병원 건물을 개조하여 하숙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메르는 학교에 가기 전 매일 이렇게 가족들과 하숙하는 언니들을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린다.

카모메 식당이나 안경 등을 통해서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일본인들이 아침식사에 대하여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여 도란도란 둘러앉아 맛있는 밥을 먹고
또 기운을 내고 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수고하세요- 하는 듯한
영화가 시작되고 처음 나오는 노래의 가사를 통해서도 지극히
일본스러울수도 있지만 일상적인, 혹은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는 메르의
모습이나 그 소녀의 성격, 혹은 일상적인 일들에 가려져 있는 어쩌면
그녀의 작은 슬픔이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빗대에 돋보이게 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다.

메르가 만든 계란후라이..나도 먹고싶었다..


교내신물을 통해 매일 깃발을 올리는 메르에 대하여 시를 쓴 것을 보는 것으로 그들의 만남은 시작된다.
이른바 소년, 소녀를 만나다 이다.
얌전한듯 하지만 어쩔때는 대범해 보이는 메르. 슌과 메르의 첫 만남 +_+
(콩닥콩닥하고나)

메르 동생 소라의 부탁으로 동아리 건물에 가게된 두 자매.
아.. 이때가 제일 웃겼던것 같다.
대학교때 동방(동아리방)과 과방건물이 정말 후졌었는데...
영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학교 동아리방도 큰 방 사이를 막아서 각 과별/동아리별로
나누어써서 안에서 하는 이야기이며, 때로는 그때문에 싸움도 벌어지곤 했었는데
딱 그모습이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청춘들이 모인 바로 그곳.
큰 이야기 거리는 없지만 각자 고민이 있고, 또 어찌보면 별 것 아닌것으로도 웃고
화를 낼 수 있는.... 그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것이 아닌가?


그리고 본격적인 로맨스의 모습(?)이랄까..
이런 소소한 챙김이나 우연한 만남이 난 참 좋았다.
때뭍지 않은 순수함이 가득한 모습. 보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고나 할까?

함께 학교신문을 만드는 일을 도와주면서 가까워지는 두사람.
이 장면을 보면서는 영화 '무지개 여신'에서 영화 제작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지독히도 눈치가 없었던 남주인공 이었는데.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무언가 알면서도
숨기는 듯한 모습이 반복될때에는 나는 몹시 화가 날뻔...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말처럼 무슨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그런 전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난 그렇게 그 부분이 어색하거나 거북슬거울 정도는 아니었다.
마지막에 맥빠져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오해는 주인공들의 나이가 어리기에
또 순수하기에 가능한 모습이고 오히려 난 그래서 더 좋았다.

한적한 항구마을의 모습과 조용한 마을 만큼이나 깨끗하고 순수한 열정이 가득찬
청춘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도 따뜻한 시간이 되었던 영화.

스토리를 떼어놓고 장면장면만 생각하고 보면 너무나도 좋았다.
그간 자극적인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졌다면 조금은 영화의 스토리 진행이 답답할 수 있고,
뭔가 보여주다가 마는것 같은 기분이 들수도 있지만 난 너무 좋았다.

만약 저렇게 어렸을때로 나도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작은 설레임을 만끽할 수 있을텐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모두 네이트 영화에서 퍼왔습니다.
문제가 되면 말해주세요. 삭제하겠습니다.


우엇 영화밸리 인기글이 되었어요 >_<





덧글

  • Nodoca 2011/10/04 19:13 # 답글

    저도 저때의 세대는 전혀 겪어보지 못했지만 저런 순수한 감성의 세대만큼은 정말 동경하고 싶네요 여튼 이번 영화는 그런향수를 못맡은사람도 맡고싶게 만드는 영화같습니다
  • 호떡님 2011/10/05 00:34 #

    스토리보다는 감성에 점수를 주고싶은 영화였어요
  • 크리티컬 2011/10/09 10:56 # 삭제 답글

    어제 보고왔는데, 한국전쟁얘기나온다고 평점을 너무 내리는게 아쉬워요. 내용상 그럴수도 있고, 영화자체로만 본다면 크게 걸릴부분은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대사 마음에 드네요. 슌의대사 중에서 “전통을 없애고 무조건 새것만 추구하려는 것은, 사람이 살다가 죽은것을 무시하는것이다“,“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너희에게 민주주의 따윈 필요없다“ 는 대사가 아직도 머리속을 뱅뱅돌아다니네요...ㅎ 저두 그동안 낡아빠진것은 모두없애고 새것으로 교체하는게 옳다고 생각해왔었는데..이생각이 영화를 보고나서 사라졌네요ㅎ 진보란 절대로 전통을 무시하고 오로지 새것만 추구하는것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됬네요ㅎ 그건 과거의 역사를 무시하는 행위란 것도요.
    아무튼 좋은영화 였어요ㅋ 코쿠리코2도 나왔으면 하네요.
  • 호떡님 2011/10/09 12:32 #

    새것과 오래된것이 조화를 이루는것이 가장 좋은거겠죠? 요즘은 너무 옛것이 잊혀진것같아서 넘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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